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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독후감

md_pq 2021. 8. 8. 17:13

 

t-2 시점

예전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다.

애석하게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체형을 가졌지만, (매 학년마다 단거리 기록 측정 전까지 '나 작년에 반에서 1등했어! '를 믿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별 다른 노력없이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측정한 단거리 달리기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3등을 놓치 적이 없다. 위의 부산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연히 뛰어야 하는 상황이 닥칠때 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즐거웠다.

 

t-1 시점

운동의 필요성을 느낀 24살에는 밤 새 술을 마시고 덜컥 신청한 10km 마라톤 51분의 기록으을 완주했다. 달리는 내내 '어제 술만 안마셨으면 분명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따돌릴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작정하고 준비했던 마라톤에서는 10km를 46분 5초의 기록으로 완주했고, 달리는 내내 상쾌한 마음으로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달렸다. 완주 직후에는 비빔면을 한 개도 아니고 반 개만 먹는 것이 그러하듯 '이게 끝이라고? 나 아직 더 달릴 수 있는데. 이 상쾌함을 더 만끽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15km, 하프 마라톤에 신청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하프 마라톤에서는 하루키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나도 하루키와 동일하게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걷지는 말자'라는 고집이 있는데 무릎에 통증으로 인해 그럴 수 없게 되었고 그 좌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나는 달리기와 점점 멀어졌다.

 

t (현재)

5월 말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운동은 '달리기' 뿐인데, 체중이 너무 급격하게 많이 불었기 때문에 무릎의 건강을 위하여 살을 어느정도 뺀 6월 중순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예전에 뛰던 페이스의 기억이 심심하면 내 멘탈속의 빌런으로 출몰하여 '이러다가 나는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이제 없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6월 달 5번의 러닝으로 21km를 달렸고, 다이어트가 상당히 순항하여 7월 달 목표를 50km로 잡고 적게는 3km, 많게는 7km까지 열심히 뛰었고 빌런의 출몰 빈도도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통풍이 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지 ! 그렇지 ! 이게 내가 생각하는 달리기야 !' 라고 공감의 박수를 보내며 책을 읽었다.

'달리기를 좋아한다고 해놓고 매 번 달리기 직전 운동화를 신기까지 수없이 고민을 하는 모순을 나만 갖고 있는게 아니었구나.' 하며 위로를 받았고, 하루키의 달리기가 자신의 작가 생활의 원동력이 되었 듯, 나도 여러가지 글감이나 영감을 달리면서 얻는다.

 

 

영감 받은.

p8~9

마라토너로부터 배운 문구 : Pain is e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쓰고 싶은.

p19

두꺼운 구름이 바다 저쪽에서 몰려와 머리 위를 감싸고, 가느다란 빗줄기를 한동안 뿌리더니 "아,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하는 그런 모습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어딘가로 가버린다.